발 묶인 선박 희망봉 우회 늘어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컨테이너선 구난 작업.[연합]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엿새째 가로막고 있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를 수로에서 꺼내기 위한 작업이 일요일인 28일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준설과 예인만으로 사고처리를 진행해온 운하 관리 당국은 배에 실려있는 컨테이너 등 화물을 내리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선박의 뱃머리가 박혀있던 제방에서 총 27의 모래와 흙을 퍼내고, 18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예인선이 진입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의 선수쪽 제방을 넓게 파내는 한편, 배를 물에 띄우기 위해 굴착작업을 하고 있다고 SCA는 설명했다.

에버 기븐호의 방향타가 다시 움직이고, 프로펠러도 돌아가는 한편, 뱃머리 아래에 물이 고이는 등 주말 작업으로 인해 일정 정도 상황이 나아졌다고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설명했다.

에버 기븐호에는 현재 18300개의 컨테이너가 실린 것으로 집계됐다.

라비 청장은 화물 하역이 필요하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만약 전략을 변경한다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선박 처리가 지연돼 엿새째 물길이 막히면서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 수는 369척으로 늘었다.

수십척의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벌크선과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이 대기 중이다.

SCA는 이번에 영향을 받은 선박들에 통행료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비 청장은 그러나 조사 결과 운하 측은 이번 사고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부 선사들은 대체 노선으로 배를 돌리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이미 선박 15척의 항로를 바꿨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거치는 시간이 수에즈 운하에서 줄을 서 대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봉을 경유할 경우 노선 거리가 약 6천 마일(9650)이 늘어남에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2위 선사인 MSC도 최소 11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돌리고 최소 2건의 선박을 돌려보냈다면서 사고로 인해 항해 취소 사례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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