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돈-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밭담축제가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제주시 한림읍 옹포천 밭담길 일대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축제를 즈음하여 제주밭담의 역사적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제주농촌은 밭담으로 인해 다른 지방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제주밭담은 척박한 농업환경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들어 농사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리되기도 하고 개발의 뒷전으로 밀려 손실되거나 훼손되는 실정이기도 하다. 
제주밭담의 길이는 중국 만리장성 6400㎞ 보다 훨씬 긴 약 2만 210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만리장성은 그 시대의 집권자에 의해 민초의 부역으로 조성됐지만 제주밭담은 제주 선조들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가족단위 또는 수눌음 공동체에 의해 쌓아졌다는 특징이 있어 역사적인 가치는 더욱 높다. 
물론 역사적 기록으로 고려시대(1234년) 제주판관 김구의 권장으로 경계용 밭담을 쌓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제주의 척박한 환경을 생각한다면 제주에서 농업활동의 시작되었을 즈음에 제주밭담이 조성됐음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땅을 개간하면서 나온 돌을 이용해 담을 쌓아 동물과 바람을 막고 수분을 유지시키는 등 척박한 환경을 극복해 온 선조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밭담의 유래는 고려시대 판관의 권장이 아니라 제주농업의 역사와 일맥상통할 수밖에 없다. 
 마침내 이러한 제주밭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밭담은 그 자체가 악조건의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제주만의 독특한 농업유산이며, 1500년 넘도록 제주 섬의 농업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하다. 
앞으로 제주밭담은 보존을 전제로 문화관광, 농촌관광, 체험관광 등 도민을 비롯한 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산이 돼야 한다. 
제주농업의 역사와 맥락을 함께해 온 제주밭담은 전 세계의 농업유산으로 제주가 보전해야 할 가치인 것이다. 
그 간 방치되고 허물어져 가던 제주밭담을 잘 보전하고 함께 가꾸어 나가는 데에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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